영화의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연방 요원 존 호브스가 악당들의 간부들을 체포하려다 권총 세례를 받고 맞습니다. 그 현장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이 호브스인데, 범인들이 그를 죽이려 하자 그는 피신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도망가는 내내 호브스를 쫓는 저격수들과 끊임없이 총격전을 벌여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들이 이어집니다. 영화는 이렇게 극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호브스의 생존기를 초반부터 매우 박 진가 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호브스가 범인들을 피해 도망가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이 영화의 최고 볼거리입니다. 덴젤 워싱턴은 영화 내내 거침없는 액션 열연을 선보입니다. 고속도로에서의 차량 추격전, 고층 빌딩 사이를 펄펄 넘나드는 묘기, 화염에 휩싸인 곳에서 벌이는 총격전 등 새로운 스릴과 아드레날린이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호브스가 수류탄을 입에 물고 있다가 적기에 뱉어내는 장면은 숨을 멎게 할 만큼 충격적입니다. 워싱턴의 탄탄한 액션 연기력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악당들이 호브스를 추적하고 공격하는 장면도 작품의 긴장감을 계속 이어갑니다. 도망치는 와중에도 휴식 없이 호브스를 노리는 저격수들의 조준경 하나하나가 날카롭게 박힙니다. 특히 카를로스 악당 역의 스티븐 시갈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호브스를 위협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관객들은 호브스가 이 지독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문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작품은 과도한 긴장감으로 지치지 않도록 잔잔한 로맨스 라인을 적재적소에 배치했습니다. 도주 중 우연히 만난 룻과 호브스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둘의 달콤한 로맨스가 영화에 잔잔한 여운을 더해줍니다.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휴식 요소들이 곳곳에 있어 몰입도가 깨지지 않습니다.

 

기존 '맨 온 파이어' 시리즈 팬들에게도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전편에 나왔던 주요 인물들의 카메오 출연인데, 이들이 호브스 사건에 연루되면서 새로운 반전을 만들어냅니다. 안톤이오 밴데라스 분한 체코인 메르서 요원이 돌연 등장해 적으로 나타나는데, 그의 배신이 예상 밖 반전이 되어 영화에 또 다른 재미를 줍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와 닿은 점은 스릴러와 액션의 궁극적 조화였습니다. 지루할 틈 없는 긴박한 추격전이 계속되지만, 그 사이사이 로맨스와 휴식 요소가 적절히 곁들여져 지치지 않게 했습니다. 화려한 액션 위주가 되지 않고 호브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심리 묘사도 섬세했죠.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반전에 더해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를 흥미롭게 이끌어갔습니다.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강렬한 임팩트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수작이었다고 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