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린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깼다. 어제 늦게까지 야근해서 피곤했지만, 규칙적인 운동 습관 덕분에 아침마다 일찍 일어날 수 있다. 운동복 차림으로 아파트 단지 안 조깽이 코스를 5바퀴 정도 달렸다. 살갗에 스치는 상쾌한 아침 공기가 기분 좋다. 달리는 내내 숨이 차오르지만, 땀을 흘리면서 힘겨운 하루를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했다. 아내가 일찍부터 일어나 정성스럽게 아침식사를 준비해 주었다. 강된장국과 달콤한 단호박 스프, 그리고 삼치구이와 곡물 샐러드까지.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활력을 얻었다. 항상 건강에 신경 쓰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회사 출근 준비를 했다. 넥타이를 매며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되새겼다. 중요 프로젝트 마지막 보고서 작성, 부서 회의 자료 검토 등 산적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다.

 

9시 정시에 회사에 출근해 바쁜 업무에 돌입했다. 오전 내내 프로젝트 최종 보고서 작성에 매진했다. 점심때도 휴식을 취할 겨를이 없이 회의 자료를 체크했다. 오후에는 상무와 보고서 내용을 재확인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또다시 야근이 불가피할 것 같다.

 

저녁 8시가 되어서야 겨우 퇴근할 수 있었다. 목도 축축 쳐지고, 어깨도 무겁다.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아내는 저녁 식사를 아이들과 미리했다고 했다. 싱거운 볼일만 하면 습관처럼 냉장고에 있던 볶음밥 남은 것으로 때웠다.

 

냉큼 식사를 마친 뒤 욕실에서 하루 동안 쌓인 땀과 스트레스를 씻어냈다. 따뜻한 물에 몸을 잠그니 피로가 확 가셨다. 작은 취미생활을 즐기며 하루의 여운을 만끽했다.

 

아이들 책상에 놓인 신문을 들고 거실로 나왔다. 오늘은 야구 중계방송이 있는 날이다.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기댔다. 야구 경기를 재미나게 지켜보며 맥주 한잔과 함께 휴식을 취했다. 아내가 만들어준 달콤한 유자차를 곁들여 마시니 꿀 맛이다.

 

아내와 아이들이 조용히 잠들었지만, 나는 공부하는 아이들 방 청소와 빨래 건조 등 궂은 일을 전부 마무리했다. 바람이 제법 솔솔 분다. 아파트 밖을 산책하며 공기를 좀 마시고 싶었다.

 

가벼운 야상 점퍼를 입고 아파트 단지를 걸었다. 심야의 고요한 거리를 걷노라면 어느새 잡념이 가셨다. 하루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가셨다. 왠지 삶의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밤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잠시 독서를 했다. 독서 모임에서 정한 책자를 펴들었다. 간만에 제대로 책을 읽었다. 곧 잠이 밀려왔고, 베갯머리에서 아내 곁에 누웠다.

 

오늘도 참 바쁘고 고된 하루를 보냈구나 싶었다. 하지만 건강한 가족이 있어 힘이 난다. 돌이켜보면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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